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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프로세서에 입문하는 많은 초보자(初步者)들은 나도 언젠가는 고수(高手)가 되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 마음대로 주무르고 인터넷의 게시판에서 남들이 올린 질문에 대하여 거침없는 답변을 쏟아내리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그들의 상상은 자유지만 그것을 말로 외부에 드러내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 도저히 그렇게 될 가능성이 손톱만큼도 안보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럴 가능성이 안보이다니... 초보라고 무시하느냐, 너는 그렇게 잘 났냐?"고 흥분하는 분이라면 더 이상 이 컬럼을 읽지 마시라 !
그리고, 제발 부탁드리건대 이 시간 이후에 조용히 마이크로프로세서계를 떠나시라... 귀하들은 그냥 가시는게 도와주는 일이다.
우리 옛 어른들의 말씀에는 틀린 것이 별로 없다. 그분들은 일찌기 "될성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셨다.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부한다는 사람이 아주 간단한 전자에 관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여 "이게 뭐예요?" 하고 묻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허망한 회로를 보고 무턱대고 만들어 놓고는 "동작이 안되네요, 뭐가 잘못되었을까요?" 물으며 또다시 다른 것을 구하러 정처없이 떠나는 초보들은 단언하건대 영원히 고수가 될 수 없다...
초보 때는 누구나 모를 수 있고, 모르는게 당연하며, 모르면 물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그렇게 묻고 배우면서 실력이 늘다보면 고수가 되는게 아니냐고? 그렇지... 그 말이 백번 옳은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그처럼 말도 안되는 소리도 없다.
생각해 보라. 쇼트트랙 스케이트 선수 김동성이 동네 스케이트 타기에서도 꼴찌를 하다가 남에게 묻고 몇년을 연습하여 동네서 1등하고, 다시 전국대회에 나가서 꼴찌부터 시작하여 다시 몇년을 연습하여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으며, 세계대회에 나가서 다시 꼴찌부터 시작해서 몇년만에 금메달을 땄는가?
세계적인 운동선수 중에서 그런 길고 복잡한 과정을 겪으면서 올라온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는지 찾아 보라... 결코 그런 일은 없다.
세계적인 선수는 떡잎부터 달랐다. 그들은 어느날 혜성처럼 나타나 국내대회를 석권하고, 곧바로 국제대회나 세계대회에 나가 두각을 나타냈다.
동네 꼴찌부터 시작해서 어느 세월에 세계를 제패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후에...?
"아니, 그럼 원래부터 천재로 태어난 사람들만 고수가 될 수 있단 말야? 무슨 그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한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글을 그만 읽으시라. 그런 분들은 위에서 그만 읽고 돌아가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아직도 안가셨나?
다시 생각해 보라. 김동성 선수가 혜성처럼 나타나 훌륭한 스케이트 선수가 되었으면 그가 스케이트 천재며 남들과 다르게 엄마 뱃속에서부터 스케이트를 타다 나왔겠는가? 천만의 말씀, 만만의 말씀이다.
그도 기껏해야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에 본격적으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을 것이다. 다른 많은 스케이트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부모의 강요에 못이겨 운동을 하고 코치의 혹독한 훈련 때문에 마지못해 따라가는 선수들은 각종 대회에서 허접하게 뒷자리만을 채웠을 것이다.
운동선수라고 공부는 소홀히 하고 중학교 때부터 담배나 피고 술을 먹는 등 못된 짓만 골라하던 다른 애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명 선수로 전락해 갔을 것이다.
그럭저럭 코치가 시키는 것이나 따라 하고, 잘 안될 때마다 코치에게 적당히 물어가며 시간이나 때웠던 많은 평범한 선수들은 그냥저냥 중간 자리를 채우다 선수생활을 마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운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에 항상 자신의 체력 관리에 힘쓰며, 스케이트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자신의 몸동작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자신이 터득한 이론을 실증하기 위하여 달밤에라도 나와서 직접 몸으로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쏟은 사람은 첫 출전에서 동네를 제패하고 두번째 출전에서 국내대회를 석권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선수는 세계대회도 꼴찌부터 시작할 턱이 없다. 자, 그런데도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은 모두 천재였느냐고 말하겠는가?
다시 강조하지만 될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전자(電子) 분야의 고수, 마이크로프로세서 응용 기술의 고수가 될 사람은 처음부터 하는 짓이 다르다.
그들은 엄청난 시간을 노력하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자신이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잠을 못자며, 남에게 한번 묻기 위해 열번을 스스로 생각한다.
그들은 외부로부터 많은 자료를 모으며, 그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소중하게 보관한다.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고 분석한 자료가 아니면 쉽게 따라하지 않으며, 남의 근거없는 말에 무턱대고 흔들리지 않는다.
그 결과 그들은 빠른 속도로 지식이 쌓이고 기술이 늘며, 어느날 갑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수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김동성 선수가 어느날 갑자기 세계적인 스타가 된 것처럼...
운동선수에게는 금메달이 하나지만, 엔지니어에게는 금메달이 많다.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자는 한 사람뿐이지만, 기술의 세계에서는 고수의 자격을 갖추면 누구나 고수다.
그러나, 진정한 고수는 결코 스스로를 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무슨 일에나 항상 자신감에 넘칠 뿐이다... 그러하니 고수가 되기란 얼마나 쉬운가...!
희망없는 떡잎은 이와 반대다. 그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우습게 생각한다. 선생님의 가르침보다는 선배나 동료들의 근거없는 말에 더 솔깃해 한다.
책을 소홀히 취급하며, 심지어 그 과목을 다 배우고 나면 교과서를 아무렇게나 버리거나 또는 팔아치우기 까지 한다. 뒤늦게 다시 필요하면 또 책을 사지만 대부분은 장식용이다.
늘 책에는 자신이 원하는 내용이 없다고 불평하며, 모르면 곧바로 누구에게 물어보려 한다. 자신이 아는 것에 확신이 없으니 남의 말에 쉽게 휩쓸린다. 자신이 책을 찾고 자료를 뒤지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며, 누구에게 물어서 해결하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남에게 질문하여 도움을 받고도 도움을 받았다기 보다는 "리플"을 달았다고 생각하며, 남에게서 귀중한 자료를 받고도 도움을 받았다기 보다는 자료를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내 것은 경쟁에서 뒤쳐질까 두려워 내놓지 않으면서도 남의 것은 쉽게 공유하자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이 조금 알게 되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하여 고수라고 위장한다.
황당하게도 그는 고수는 하나뿐이라고 생각한다. 고수인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수(下手)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늘 마음속으로는 자신감이 없어 불안하며 스스로 켕기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현재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말을 흐리며, 과거의 화려한 이력을 내세우는데 열을 올린다...
될 나무는 벌써 떡잎부터 다르며 그가 고수가 되는데 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될 나무는 고수가 되어 가는 과정도 즐겁고 향기가 난다. 그로 인하여 그 주변은 항상 밝고 생기에 차 있다.
거기에는 노력과 정리와 분석, 토론 등의 단어가 어울린다. 남의 말을 듣기를 좋아하되 내용을 가려 받아들인다. 그렇게 자란 나무는 훌륭한 재목이 되며, 자신이 애써 외치지 않아도 남들이 그를 고수로 인정해 준다.
되지 못할 나무도 떡잎부터 다르다. 그 주변은 늘 어둡고 음습하다. 자신이 잘 모르는 내용이면 노하우라고 덮으려 하고, 남들의 귀중한 자료는 쉽게 공유하자고 덤빈다.
과정은 감추고 싶고 결과에 집착한다. 진지한 노력보다는 외부로 부터의 도입을 우선하고, 생각하기 보다는 먼저 행동하며, 분석이나 토론보다는 결론이나 성과에 더 집착한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지만 엉뚱한 말에 쉽게 넘어간다. 그렇게 자란 나무는 결코 시간이 지난다고 재목이 되지 않으며 고작해야 불쏘시개로 던져지면 다행이다. 그는 남들이 고수로 인정하지 않는데도 애써 자신을 고수로 보이려 한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세계에서도 단지 시간이 초보를 고수로 만들어 주지 않는다. 될성싶은 떡잎에게만 시간은 고수가 되는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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